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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 고요함을 즐길줄 알면... (태양인 / 소양인)

 

"적막한 겨울밤 하늘에서는 하염없이 함박눈이 내리고 사방이 고요로 채워집니다. 벽난로에서는 타닥타닥 나무가 타고, 나는 이 고요함을 즐기기라도 하듯 방을 서성이며 상념에 잠기기도 하고, 창밖 멀리 가로등에 흩날리는 눈꽃송이들을 한참 바라봅니다. 약간 외로운 것 같기도 하고, 약간 슬픈 것 같기도 하지만,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 고즈넉함이 좋습니다. 겨울 내내 이런 상태로 지내도 좋겠습니다. "

이런 장면이 어색하거나(청승맞게 느껴지거나),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당신은 양인(陽人)(또는 양()의 기운이 강한) 체질입니다. 사상체질에서 양인은 소양인과 태양인이 있습니다

양인(陽人)을 음양(陰陽)으로 나누면 열성(熱性)양인, 한성(寒性)양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열성양인은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고, 한성양인은 상대적으로 열이 적은 양인입니다. 열성양인은 체격이 크고 신체가 잘 발달되었습니다. 한성양인은 상대적으로 좀 작습니다. 열성양인은 먹성이 좋아 잘 먹습니다. 잘 먹으므로 살이 찝니다. 하지만 먹는 양에 비해서는 그렇게 심하게 살이 찌지 않습니다. 한성양인은 많이 먹지 않습니다

양인은 정서적으로 화()를 쉽게 받습니다. 그래서 늘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겉으로 보기에 양인은 언제나 밝고 명랑합니다. 전혀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속으로는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열성양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밖으로 표출합니다. 한성양인은 안으로 삭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인(陽人)의 병은 대부분 화()에 관한 것입니다. 열성양인은 내열(內熱)과 외열(外熱)을 다가지고 있고, 한성양인은 외열(外熱)보다는 내열(內熱)이 많습니다

인체에는 2개의 화()가 있습니다. 몸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열과 필요에 따라 그 때 그 때 생기는 열이 있습니다. 전자를 '소음군화'라 하고, 후자는 '소양상화'라고 합니다. 양인은 이 2가지의 화가 항진되기 쉬운 체질입니다

인체는 스스로를 조절하여 항상 쾌적한 상태로 만드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를 '항상성'이라고 합니다. 현대의학적으로 말하면 자율신경에 속하는 교감, 부교감신경의 길항작용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조절능력을 말하는 것이고, 한의학적으로 말하면 음양의 균형을 맞춰주는 모든 작용을 말하는 것입니다

양인의 병은 화를 조절하는 기능이 약해지거나 기능적으로 문제가 생겨 화가 항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화가 항진되면 육체적, 정신적 증상이 나타납니다

육체적인 증상은 

첫째, 몸에 열로 인한 염증이 증가합니다. 특히 열성양인은 더욱 심합니다. 왜냐하면 많이 먹어서 몸에 지방축적이 많기 때문입니다. 염증세포는 주로 지방세포속에 많습니다. 열은 주로 위로 상승하는 기운이기 때문에 얼굴과 머리 쪽에 통증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눈이 충혈 되거나 비염이 생기거나, 심한 두통이 생기기도 합니다. 진통제(타이레놀, 애드빌)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만성이 되면 별 효과가 없습니다

둘째, 열은 몸을 굳게 만듭니다. 그래서 몸이 뻣뻣해지기 쉽습니다

셋째, 열은 몸의 진액을 말립니다. 그래서 몸이 건조해지기 쉽습니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눈이 건조해지고, 관절의 진액이 말라서 관절통이 생깁니다.

정신적인 증상은

첫째, 화가 잘 납니다. 열성양인은 수시로 화를 내고, 한성양인은 참았다가 한꺼번에 화를 냅니다. 심해지면, 분노조절장애로 발전합니다

둘째, 화를 참아서 화병이 생깁니다. 한성양인이 더욱 심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정서가 불안해지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늘 억울하고 피해의식이 생깁니다. 심해지면 우울증으로 발전합니다.

셋째, 스트레스의 저항력이 약해집니다.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목과 어깨가 늘 무겁고 뻣뻣해지며, 면역기능에도 문제가 생겨 자가면역질환에 속하는 질병이 발생합니다. 공황장애로 발전하기 쉽습니다

한의학의 기본 치료법은 음양의 균형입니다.

화의 기운이 항진된 양인은 마음이 과도하게 들뜨고 몸이 항상 긴장되어 편하게 쉴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로인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병변이 발생하고 현대의학으로 잘 치료가 안 됩니다. 만약 인체에 고요함을 담당하는 에너지가 있다면 이럴 때 필요합니다. 과연 인체에는 고요함을 담당하는 에너지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있습니다. 한의학은 인체를 해부생리학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병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마음의 병을 연구하는 한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인체에는 고요함을 담당하는 에너지가 있고, 그 에너지가 운행하는 길(경로)이 있습니다. 이 길 위에 분포하는 경혈(침자리)을 음양오행에 맞게 조합하여 자극하면 고요함의 에너지가 발현되고 항진된 화로 인한 많은 문제들이 해결됩니다

적막한 겨울의 고요함에 해당하는 경락. (태양한수경락)

따뜻한 봄날 한들한들 불어오는 산들바람의 고요함에 해당하는 경락. (궐음풍목경락)

서늘한 서리가 내린 청명한 가을아침 낙엽이 쓸쓸하게 뒹구는 고요함에 해당하는 경락. (양명조금경락)

양인체질(태양인, 소양인)은 고즈넉함을 못견디는 체질입니다. 하지만 음양의 조화에 맞게 고요함을 즐길 줄 알면, 경직된 근육은 이완되고 마음은 차분해져서 편안해 질 수 있습니다

마음치료 한의원 얼바인 맑은빛 힐링 한의원 949-261-7873